갈등이 풀릴 것 같지 않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울산에서 극적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치부 송찬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Q. 이준석 대표가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을 떠난 게 지난달 30일이잖아요. 4일 동안 안 풀렸던 갈등이 2시간만의 울산 만찬으로 극적 합의를 이뤘는데, 어떻게 가능했던 건가요?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의 권한을 최대한 인정해 주기로 하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지금의 선대위 구성으로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하자 윤석열 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선대위 개편도 이뤄질 것이라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모든 사항을 공유하고 직접 소통해 패싱 논란도 해소하기로 했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어제)]
"정말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 이외에 다른 목적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Q.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만나기 직전까지도 신경전을 벌였잖아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발언부터 들어보실까요?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난 1일)]
"당으로부터 얘기 듣기로 이준석 대표가 당무 거부 상태도 아니고 부산에 뭐라고 할까 리프레시 위해 간 것 같은데…."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어제)]
"정당사에 가장 최연소고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잠행을 재충전 정도로 평가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어제는 이 대표를 한껏 치켜세웠는데요.
당초 윤 후보 측에선 "이 대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찾아가느냐"는 반응도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울산에 온다는 소식에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만나기로 약속을 한 뒤 이 대표를 붙잡았고요.
이 소식을 들은 윤 후보가 곧바로 울산으로 향하면서 만찬이 전격적으로 성사됐습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복귀를 설득할 수 있도록 권성동 사무총장 등은 자신의 거취를 윤 후보에게 일임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Q. 그동안 합류 여부가 불투명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전격적인 합류 결정이 그 자리에서 발표된 것도 정말 우연이었나요?
물밑에서 권성동 사무총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김 전 위원장의 합류를 꾸준히 설득해왔었는데요.
울산 회동 전에 사실상 김 전 위원장의 수락 의사를 전달 받았다고 합니다.
이준석 대표와의 만찬 때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통화를 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된 것입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직접 발표했습니다.
선대위 ‘원톱’이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전권을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당장 권성동 사무총장은 오늘 김종인 전 위원장을 찾아가 보고를 했고, 선대위의 변화도 시사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사무총장]
"금태섭 전 의원은 합류할 가능성이 크고요. 종합상황본부에서 기획이나 전략 업무를 담당할 것 같습니다. 중도적인 인물을 조금 더 영입하기 위해서 앞으로 논의를 진전시키자고 말씀드렸습니다."
Q. 이제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아직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 이준석 대표와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 조정 문제입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역할 배분이 어딨어. 내 임무만 하면 되는 거지. 선거 때 역할 배분할 게 없어요. 어제 누구야, 후보가 다 얘기한 거 같은데."
이준석 대표와 오늘 통화를 했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일을 시작하면 구체적인 방향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에게도 홍보나 기획 업무는 다 맡기고 자신은 운동선수로 열심히 뛰겠다고 했는데요.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대표가 기획하고 결정하신 부분을 전적으로 수용해서 이런 옷을 입고 뛰라고 하면 뛰고, 이런 복장을 하고 어디에 가라고 하면 가고 할 것입니다."
후보 선출 한달 만에 출범하게 된 국민의힘 선대위, 여야 대선 후보들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습니다.